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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더스 게이트3는 왜 재밌을까?

콘텐츠팀/게임 이슈 & 매거진

by XP 엑스피 2023. 11. 27.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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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 by 안혜진


스포일러를 소량 가지고 있습니다.

 

 

 2023년은 수많은 게임 기대작들이 줄줄이 출시되고 있는 해이다. 그 중 발더스 게이트3는 턴제에 관심도 없을 뿐더러 탑뷰를 좋아하지 않았던 필자에게는 기대작이 아니였고 플레이 해볼 생각 또한 없었다. 하지만 발더스 게이트3 출시 전 한 쇼케이스 영상이 인터넷에 화제가 되었었는데, 아스타리온 캐릭터와 할신 캐릭터의 로맨스 장면 중 관객들이 말한 선택지에 따라 개발자가 대화를 선택 후 할신이 곰으로 변해 서로 잠자리에 들어 관객들이 충격과 환호를 하는 영상이 화제가 되었었다. 쇼킹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선택에 따라 달라지는 인물들의 행동에 호기심을 자극하게 되었고, 결국 마음에 안 든다면 환불할 각오로 시작하게 되었다. 

 

 


 

 플레이를 하며 느낀 점은 굉장히 생소한 요소가 즐비한 게임이다. 처음 직업에서부터 마법사를 선택한다면 또 수많은 학파가 있고, 전투는 명중굴림 내성굴림 등 처음보는 단어가 즐비한다. 하지만 한 달간 200 시간을 넘게 플레이 할 정도로 개인적인 올해의 게임이라고 생각을 하게 되었고, 왜 이렇게 UI, 인벤토리도 불편하고 룰도 세계관도 생소한 게임에 빠져들게 되었을까 생각에 이르게 되었다. 

 

 

복잡하고 불편한 ui와 인벤토리들

 

 

 

발더스게이트3의 장르는 D&D 세계관 속 trpg를 따른 crpg로 한국인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장르이다. trpgrpg의 시초라고 할 수 있지만 mmorpg가 긴 시간 메이져 장르였던 한국인들에게 rpg는 사냥과 퀘스트로 레벨업을 하고 육성의 즐거움을 얻

는 장르로써 굳어졌다.

 

 

 

 

 

 

 발더스 게이트3는 우리가 알고 있는 전형적인 rpg 장르에서 다르다. 아니 사실 고전으로 돌 아간 것에 가깝다. 이름 그대로 role playing을 적극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직업으로 팔라딘을 선택을 했다면 악행을 하면 안 되며, 만약 한다면 맹세파기자라는 직업으로 변경되고 직업 변경에 패널티를 받는다.

 

 

팔라딘과 맹세파기자

 

 

 또한 큰 하나의 사건을 따라가지만 크고 작은 사건들의 선택지에 따라 주인공을 선성향과 악성향으로 루트를 결정할 수 있고, 주인공에 성향에 따라 주변 동료들이 파티에서 나가거나 영입할 수 있다. 그래서 발더스게이트3의 뉴비가 유저들에게 이런 상황에서 무슨 행동을 해야 하는 지 공략을 물어보면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컨셉대로 하는 게 공략이라는 반응이 많이 올라온다. 클리어 하기 위한 공략이라는 것이 사실상 의미가 적은 시점에서 정말 동료와 탐험을 하는 기분과 자유도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선택지에 따라 같이 다니는 동료와의 로맨스는 발더스게이트3의 큰 매력요소라고도 생각한다. 마치 호감도를 올리고 내리며 연예시뮬레이션 게임을 하는 듯한 느낌은 초반 스토리 이입에 꽤나 큰 역할을 해줬다. 하지만 발더스게이트는 내가 선택한 선택지가 꼭 되리라는 법이 없다. 주사위에 의해 실패해 엉뚱한 이야기로 갈 가능성도 굉장히 많고 호감도가 떨어지는 등 꽤나 많은 선택지는 랜덤성을 부여한다. 

 

 

 

주사위를 실패한다면 피가 모두 빨려 죽게된다.

 

 

 

 발더스게이트의 행동 중심은 보드게임처럼 주사위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주사위가 뜨는 숫자에 따라 탐험에 있어 사소한 문따기부터 전투스킬의 적중 같은 전투요소, 스토리 보스를 설득해 전투를 스킵하는 등의 주요 플롯에서 까지 어마어마한 영향을 미친다. 

 

 

마을에서 범법 행위를 하더라도 설득 주사위를 통해 전투를 빠져나올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주사위라는 운의 요소가 이 게임을 휘감고 있는 만큼, 플레이어가 불합리하다고 느낄 수도 있을 테지만, 주사위의 큰 숫자를 요구하는 소매치기는 그만큼의 가치 높은 보상이 또한 실패는 게임 오버가 아닌 예측 불가능한 재밌는 전개등 단순한 성공과 실패로 나누는 운의 요소가 아니라 전개에 랜덤성을 주는 요소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정 실패로 인해 맘에 안 드는 전개로 흘러간다면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f5(빠른 저장) f8(빠른 불러오기)로 다시 선택을 하는 방법 또한 존재하기 때문에 랜덤성 안에서 최대한 원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

 

 

위험한 소매치기일수록 파티의 자금을 크게 절약할 수 있다.

 

 

 또한 수많은 이야기로 뻗어나갈 수 있게 받쳐 주는 어마어마한 량의 텍스트와 작업분량이 놀라게 만든다. 단순히 지나가는 동물에게도 동물과 대화하는 물약을 먹고 대화를 하면 퍼즐이나 퀘스트에 있어 힌트를 주는 등 2회차 3회차를 하더라도 계속해서 경험해보지 못한 상호작용 요소가 튀어나온다.

 

 

죽은 자에게도 마법을 통해 정보나 퀘스트에 대한 힌트를 알 수 있다.

 

 

 결론적으로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롤플레잉을 하며 이야기를 완성해가는 것 , 이게 발더스게이트 3의 rpg 경험이다. 또한 게임의 개발비용이 높아진 현대 rpg게임에서는 잘 느낄 수 없는 경험이다. 그렇기에 생소하지만 쇼킹하며 재밌었고, 비주류에 속하는 턴제 액션과 crpg라는 장르로 골든조이스틱어워드 7개 부문을 수상하는 큰 설득력을 가진 게임이 아닐까 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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